러시아의 키이우 공습이 이어지는 가운데 우크라이나가 자국에서 개발한 탄도미사일을 실전에 투입하며 공격 능력 강화에 나섰다. 한편 러시아는 발트해의 역외 영토 칼리닌그라드가 공격받는 상황을 거론하며 보유한 모든 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군사적 긴장이 전선에 머물지 않고 러시아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맞닿은 지역으로까지 확대되는 모습이다.
이번 상황에서 주목되는 대목은 두 가지다. 우크라이나가 외국산 무기에 의존해온 탄도미사일 분야에서 자국산 무기의 실전 운용을 본격화했다는 점, 그리고 러시아가 나토 회원국과 국경을 맞댄 칼리닌그라드 방어 문제를 핵 억지력과 연결될 수 있는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점이다. 양측 모두 직접적인 충돌 확대를 경계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지만 군사적 대응 수위는 동시에 높아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자국산 탄도미사일 실전 투입이 주목받는 이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자국이 개발한 펠리컨 탄도미사일의 실전 투입 사실을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어두운 밤하늘을 향해 미사일이 발사되는 장면이 담겼다. 우크라이나가 자체 개발 탄도미사일을 실제 작전에 활용했다는 점을 직접 부각한 것이다.
이번 공개가 의미를 갖는 이유는 우크라이나가 그동안 탄도미사일 전력을 상당 부분 외국에서 공급받은 무기에 의존해왔기 때문이다. 전쟁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자국산 무기를 실전에 배치할 수 있다는 것은 외부에서 전달되는 무기만 기다리는 방식에서 벗어나 자체 공격 수단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자국산 미사일을 한 차례 실전에 투입했다는 사실만으로 우크라이나의 전체 미사일 전력이 크게 달라졌다고 단정할 단계는 아니다. 실제 전력으로 활용하려면 생산과 배치, 지속적인 운용이 뒤따라야 한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직접 실전 투입 장면을 공개했다는 사실 자체가 우크라이나가 자체 무기 개발과 운용 능력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탄도미사일은 발사 이후 높은 속도로 목표 지점을 향해 비행하는 무기인 만큼 전쟁에서 중요한 장거리·전술 타격 수단으로 활용된다.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러시아가 계속해서 미사일과 다른 장거리 공격 수단을 사용하는 상황에서 자체적으로 대응 가능한 무기 체계를 늘리는 것이 군사적 과제로 떠오른 상태다.
키이우 공습 계속되며 수도의 부담도 커져
우크라이나의 자국산 미사일 투입은 러시아가 수도 키이우를 향한 공세를 강화하는 상황과 맞물려 공개됐다. 러시아의 고강도 공습이 이어지면서 키이우에서는 드니프로강을 가로지르는 다리 3곳이 폐쇄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도 현재 수도가 매우 심각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밝혔다. 수도를 가로지르는 주요 교량이 통제되면 단순히 시설 하나가 사용되지 못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민 이동과 도시 내부 연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키이우가 받는 압박을 보여주는 사례다.
러시아가 키이우에 대한 공격을 계속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가 자체 탄도미사일을 공개한 것은 방어에만 머물지 않고 독자적인 공격 능력도 유지하겠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특히 외국산 무기의 지원 여부와 별개로 자국에서 개발한 무기를 실제 작전에 투입할 수 있느냐는 우크라이나의 장기적인 전쟁 수행 능력과도 직접 연결되는 문제다.
이번에 확인된 핵심 변화는 새로운 무기 개발 계획이 발표된 수준을 넘어 실제 전투에서 사용됐다는 점이다. 앞으로는 일회성 투입을 넘어 자체 미사일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실제 작전에서 운용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확인 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칼리닌그라드 놓고 러시아와 나토 긴장까지 확대
우크라이나 전선과 별도로 러시아와 나토 사이에서는 칼리닌그라드를 둘러싼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칼리닌그라드는 러시아 본토와 떨어져 있으면서 나토 회원국인 폴란드와 리투아니아와 국경을 맞댄 러시아 영토다. 지리적으로 러시아와 나토의 군사적 이해관계가 직접 맞닿는 지역이라는 점 때문에 주변 군사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곳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칼리닌그라드 등 러시아 영토에 대한 직접 공격이 발생할 경우 러시아가 보유한 모든 종류의 무기 사용을 검토할 수 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푸틴 대통령이 해당 발언에서 직접 핵무기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아니지만, 러시아가 보유한 무기 전체를 대응 수단으로 언급했다는 점에서 핵전력을 포함한 경고로 해석됐다.
칼리닌그라드에는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이스칸데르 미사일이 배치돼 있다. 이런 군사적 배경 때문에 이 지역과 관련해 러시아가 ‘모든 무기’를 언급하는 것 자체가 서방 국가들에는 민감한 메시지가 될 수 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행동이 먼저 상대를 위협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대응 차원이라는 주장도 폈다. 발트해 일대에서 계속되는 군사훈련 등 나토의 움직임을 러시아가 긴장을 높이는 요인으로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나토가 칼리닌그라드 주변에서 방어 훈련을 진행한 데 대해서도 러시아는 강하게 반발했다.
결국 칼리닌그라드를 둘러싼 현재의 대립은 실제 공격이 발생한 상황이 아니라 상대방의 군사훈련과 향후 공격 가능성을 놓고 러시아와 나토가 서로 경고를 주고받는 단계다. 그러나 핵무기 운용 가능성까지 연상시키는 표현이 등장하면서 단순한 외교적 신경전보다 긴장 수위가 높아졌다는 점이 주목된다.
나토는 핵 위협 중단 요구, 폴란드·리투아니아도 대비 강화
러시아의 강경한 메시지에 나토도 반발했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러시아를 향해 핵 위협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이 뜻대로 풀리지 않자 유럽 내부를 분열시키려 한다는 비판도 내놨다.
특히 칼리닌그라드와 직접 국경을 맞댄 폴란드와 리투아니아에서는 군사 충돌 가능성에 대비한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양국은 유사시 민간인을 이동시키는 대피 시나리오까지 고려해 대비책을 마련하는 등 상황 악화 가능성에 대응하고 있다.
현재 상황을 곧바로 러시아와 나토의 직접 충돌 단계로 보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는 동안 발트해와 칼리닌그라드 주변에서도 군사훈련과 경고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은 별도의 긴장 요인이다. 러시아 영토와 나토 회원국이 바로 맞닿아 있는 지역이라는 특성 때문에 작은 군사적 움직임이나 강경 발언도 양측 관계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푸틴 대통령은 평화 협상 자체를 거부하지 않는다면서도 러시아가 받아들일 수 있는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다시 확인했다. 동시에 칼리닌그라드 문제에서는 강력한 군사적 대응 가능성을 강조하고 있어 협상 메시지와 군사적 경고가 동시에 이어지는 상황이다.
앞으로 확인해야 할 부분은 러시아의 키이우 공습 강도와 우크라이나 자국산 미사일의 추가 운용 여부, 그리고 칼리닌그라드를 둘러싼 러시아와 나토의 대응 수위다. 우크라이나가 자체 무기 생산과 실전 배치를 확대하는지, 나토의 주변 훈련과 러시아의 대응이 어느 수준에서 관리되는지가 전쟁의 군사적 긴장을 판단하는 주요 변수가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