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정이 밝힌 ‘호프’ 외계인 해부 장면의 애드리브 비화

배우 황석정이 나홍진 감독의 영화 ‘호프’에서 보건소장으로 등장해 외계인을 마주하는 장면을 어떻게 완성했는지 촬영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구체적인 대사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외계인의 성별부터 확인하려는 행동이 즉석에서 나왔고, 예상하지 못했던 연기에 현장 스태프들도 놀랐다는 설명이다. 황석정은 이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자신과 닮은 부분뿐 아니라 나홍진 감독 특유의 집착과 광기도 느꼈다고 돌아봤다.

황석정은 17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절에 간 성경’ 영상에 출연해 영화 ‘호프’ 촬영 당시의 경험을 이야기했다. ‘호프’는 나홍진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은 SF·액션·스릴러 영화로 2026년 7월 15일 개봉했다. 황정민, 조인성, 정호연을 비롯해 테일러 러셀, 카메론 브리튼, 알리시아 비칸데르, 마이클 패스벤더 등이 출연했으며 황석정도 호포항을 둘러싼 사건 속 인물로 참여했다.

대사보다 상황이 먼저였던 황석정의 보건소장 연기

이날 대화는 영화 속 황석정의 연기가 상당 부분 애드리브였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시작됐다. 김성경이 나홍진 감독과 봉준호 감독이 ‘호프’를 이야기하는 모습을 봤다며 애드리브 여부를 묻자 황석정은 자신이 맡았던 보건소장 캐릭터와 당시 촬영 상황을 설명했다.

황석정이 맡은 인물은 외계인을 해부하는 보건소장이다. 황석정에 따르면 해당 장면에는 배우가 그대로 따라야 할 특별한 대사가 구체적으로 마련돼 있지 않았다. 외계인이라는 대상 자체가 실제 촬영 현장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배치될지 배우가 사전에 완벽하게 알기 어려웠기 때문에 현장에서 실제 모습을 마주한 뒤 그 상황에 맞는 반응을 만들어야 했다는 것이다.

황석정은 외계인의 디자인이 준비돼 있더라도 완성된 대상을 직접 봐야 배우가 어떤 반응을 할 수 있을지 알게 되는 부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촬영장에 도착해서는 자신 역시 이를 어떻게 연기해야 할지 고민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그 순간 나온 행동 가운데 하나가 외계인의 성별을 확인하려는 동작이었다. 황석정은 자신도 모르게 외계인의 사타구니 쪽으로 손이 향했다고 말했다. 보건소장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를 해부하는 상황이라면 남성인지 여성인지, 성별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판단했고 그 생각이 즉각적인 행동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미리 준비한 대사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방식이 아니라 배우가 눈앞에 구현된 외계인을 직접 보고 캐릭터라면 무엇부터 확인할지를 판단하면서 만들어낸 행동이었다는 점에서 황석정이 밝힌 촬영 비화의 핵심이 드러난다.

황석정은 자신이 평소 험한 것을 많이 봐서 그런 것 같다는 말도 덧붙이며 당시 반응이 자연스럽게 나왔다고 회상했다. 결과적으로 외계인을 처음 접하는 인물이 보여주는 당황스러움보다는 보건소장이라는 인물이 가진 호기심과 집착이 행동을 통해 표현된 셈이다.

황석정이 본 캐릭터, 자신과 나홍진 감독이 함께 보였다

황석정은 자신이 연기한 인물을 단순히 독특한 보건소장으로만 설명하지 않았다. 캐릭터에 자신의 모습이 일부 담겨 있으면서 동시에 나홍진 감독을 떠올리게 하는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성령이 이런 연기는 황석정이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취지로 반응하자 황석정은 해당 인물이 자신을 닮기도 했지만 나홍진 감독의 분신처럼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캐릭터가 보여주는 예상하기 어려운 행동과 광기, 특정한 대상에 집착하는 모습에서 감독의 성향을 떠올렸다는 것이다.

김성령이 황석정을 나홍진 감독의 ‘페르소나’라고 표현하자 황석정은 흥미로운 촬영 방식을 설명했다. 자신은 감독과 말을 많이 주고받으면서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관계가 아니었다고 했다. 오히려 감독이 배우의 리듬을 지켜보고 그 모습을 이용해 그림을 완성하는 화가와 같았다는 취지로 표현했다.

이 설명은 황석정이 밝힌 애드리브 과정과도 맞닿아 있다. 대사가 세밀하게 정해져 있지 않은 장면에서 배우가 상황에 반응하고, 감독은 그 배우가 만들어내는 리듬과 행동을 관찰하면서 영화 속 장면을 완성하는 방식이었다는 것이다.

황석정이 이번에 공개한 이야기는 ‘호프’에서 자신이 맡은 분량의 촬영 방식에 관한 개인적인 경험이다. 영화 전체가 같은 방식으로 제작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외계인 해부 장면에서는 구체적으로 정해진 대사보다 현장에서 황석정이 보여준 반응과 행동이 캐릭터를 만드는 중요한 요소가 됐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황해’ 작은 배역도 한 달 오디션…다시 꺼낸 나홍진과의 인연

황석정과 나홍진 감독의 인연은 ‘호프’가 처음이 아니다. 황석정은 이날 대화에서 과거 나홍진 감독의 영화 ‘황해’에 출연했던 경험도 함께 언급했다. 그는 당시 ‘달라상’ 역을 맡았고 캐릭터를 위해 연변말을 해야 했다고 회상했다.

황석정이 특히 강조한 부분은 배역의 크기보다 캐스팅 과정이었다. 자신의 표현에 따르면 작은 역할이었지만 해당 배역을 두고 수십 명이 오디션을 봤고, 자신이 최종적으로 캐스팅되기까지 약 한 달이 걸렸다.

황석정은 이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나홍진 감독이 매우 예민하고 완벽주의적인 면을 가진 사람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역할이라도 캐릭터에 적합한 배우를 결정하는 과정에 상당한 시간을 들였다는 것이 황석정이 직접 경험한 사례였다.

‘황해’에서의 오디션 경험과 ‘호프’의 현장 애드리브는 서로 다른 시기에 있었던 일이지만 황석정의 설명에서는 하나의 연결점이 나타난다. 배우를 선택하는 과정에서는 오랜 시간을 들이고, 촬영 현장에서는 선택된 배우가 가진 고유한 리듬과 예상하지 못한 반응까지 장면에 활용하는 나홍진 감독의 작업 방식을 황석정의 경험을 통해 엿볼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황석정은 감독과 많은 대화를 나눈 관계가 아니었다고 밝히면서도 자신의 연기 리듬을 감독이 지켜보고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배우가 먼저 행동을 만들어내고 감독이 이를 영화 안에서 어떻게 사용할지를 결정하는 관계에 대한 황석정 특유의 설명이기도 하다.

‘호프’ 속 황석정 애드리브가 주목받은 이유

‘호프’는 비무장지대에 위치한 호포항을 무대로 믿기 어려운 존재와 사건을 마주하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호포 출장소의 범석과 성애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움직이고, 산으로 향한 청년들과 성기가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놓이면서 이야기가 확장된다.

나홍진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으며 황정민이 범석, 조인성이 성기, 정호연이 성애를 연기했다. 해외 배우들도 주요 배역으로 참여했다. 테일러 러셀은 아이도보르, 카메론 브리튼은 바미기르, 알리시아 비칸데르는 조르, 마이클 패스벤더는 마베이요 역으로 출연했다.

제작은 포지드필름스가 맡았으며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와 웨스트월드가 공동 제작에 참여했다. 영화는 156분 분량의 15세 이상 관람가 작품으로 2026년 7월 15일 극장에서 개봉했다.

황석정의 이번 발언은 작품이 공개된 뒤 배우가 직접 자신의 장면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설명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완성된 영화에서는 하나의 행동으로 지나갈 수 있지만 실제 촬영 당시에는 외계인의 모습을 현장에서 확인하고 캐릭터의 관점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배우가 즉석에서 결정하는 과정이 있었다는 것이다.

또한 황석정은 외계인의 사타구니를 확인하는 행동 자체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 보건소장이라는 인물이 왜 그런 행동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자신의 판단을 함께 설명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를 해부하는 사람이라면 성별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그 판단이 미리 계획하지 않은 움직임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결국 이번 촬영 비화는 ‘호프’에서 황석정이 보여준 독특한 보건소장 캐릭터가 사전에 정해진 대사만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배우가 대상과 상황에 반응하면서 완성된 부분이 있었다는 점을 보여준다. 여기에 ‘황해’ 때부터 이어진 나홍진 감독과의 작업 경험까지 더해지면서 황석정이 바라본 감독의 연출 방식과 자신의 연기 과정도 함께 공개됐다.

황석정은 ‘절에 간 성경’을 통해 자신이 맡은 인물을 나홍진 감독의 분신처럼 느꼈다고 표현하는 한편, 감독이 자신의 리듬을 관찰하며 그림을 그리는 사람 같았다고 설명했다. ‘호프’의 외계인 해부 장면에서 나온 예상 밖의 애드리브는 황석정이 현장에서 캐릭터를 해석한 방식과 나홍진 감독이 배우를 바라보는 방식이 맞물려 탄생한 촬영 장면으로 소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