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모빌리티 기업 우버가 배달의민족을 간접 지배하는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 인수 절차와 관련해 한국 경쟁당국의 심사 단계에 들어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2일 우버가 DH 주식 전부를 공개매수 방식으로 취득하기 위해 신청한 기업결합 사전심사를 접수하고 심사를 시작했다.
이번 거래가 예정대로 완료되면 국내에서 ‘우버 택시’를 운영하는 우버가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의 경영권까지 확보하게 된다. 우버는 한국 시장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 의지를 강조하면서 배달의민족이 보유한 브랜드와 인재, 현지 특화 기술에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현재 단계는 인수가 확정됐다는 의미가 아니다. 우버가 추진하는 DH 공개매수와 각국 경쟁당국의 심사 등 여러 절차가 남아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택시 호출 플랫폼과 배달 플랫폼을 하나의 기업집단이 함께 운영하게 될 경우 시장 경쟁과 이용자·입점업체의 선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가 공정위 심사의 핵심 사안으로 다뤄진다.
공정위가 우버의 딜리버리히어로 인수를 사전심사하는 이유
우버는 DH 인수가 한국 시장에 미치는 중요성을 고려해 공정위에 자발적으로 사전심사를 요청했다. 기업결합 사전심사는 기업결합을 추진하는 회사가 실제 신고 기간에 앞서 해당 거래가 시장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지를 공정위에 미리 판단해 달라고 요청하는 제도다.
공정위가 공개한 일정에 따르면 우버는 2026년 11월 인수 청약을 완료한 뒤 DH 주식의 ‘50%+1주’ 이상 확보를 조건으로 각국 경쟁당국의 승인 등을 거쳐 2027년 하반기 주식 취득을 완료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즉 22일 시작된 국내 사전심사는 전체 글로벌 인수 절차 가운데 한국 시장에 미치는 경쟁 영향을 미리 점검하는 단계다.
DH와 배달의민족의 관계도 이번 심사를 이해하는 핵심이다. DH는 자회사를 통해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을 간접 지배하고 있다. 따라서 우버가 DH 인수를 완료하면 국내 배달앱 사업자를 별도로 직접 인수하는 형태가 아니더라도 결과적으로 배달의민족의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공정위는 이번 거래를 기본적으로 택시 호출 플랫폼과 배달 플랫폼 사이의 혼합결합으로 보고 있다. 동일한 상품을 판매하는 경쟁사끼리 합쳐지는 전형적인 수평결합과는 구조가 다르지만, 서로 다른 플랫폼 서비스가 하나의 사업자 아래 들어오면서 발생할 수 있는 경쟁 효과를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공정위가 확인할 대상에는 국내 택시 호출 시장과 배달앱 시장의 경쟁구조뿐 아니라 경쟁사업자의 사업 활동, 이용자와 입점업체의 선택에 미치는 영향 등이 포함된다. 두 플랫폼을 기반으로 멤버십이나 광고, 프로모션 등이 연계될 가능성도 심사 과정에서 검토할 부분이다.
배달의민족 인수되면 무엇이 달라지나…우버는 투자 확대 강조
우버는 이번 거래와 관련해 한국 시장에서 단기적인 사업 확대보다 장기적인 투자와 성장을 강조하고 있다. 회사는 배달의민족과 새로운 여정을 함께하게 된 것을 뜻깊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배달의민족이 한국 시장에서 구축한 경쟁력과 가치를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투자 대상으로는 배달의민족의 인재, 브랜드, 한국 시장에 특화된 기술 역량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배달의민족의 기존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필요한 자원과 지원을 제공해 국내 이용자에게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도록 하겠다는 것이 우버 측 설명이다.
우버는 한국의 법령과 규제를 준수하고 한국의 문화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함께 밝혔다. 인수 대상이 단순한 해외 사업부가 아니라 국내 배달 플랫폼 시장에서 상당한 이용자 기반을 갖춘 서비스인 만큼 한국 시장에서 축적된 배달의민족의 사업 기반을 중요한 자산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의미다.
거래가 완료될 경우 우버가 확보하게 되는 국내 사업 영역도 넓어진다. 현재 우버는 한국에서 택시 호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배달의민족 경영권이 추가되면 이동 서비스와 음식 배달이라는 서로 다른 플랫폼 사업을 동시에 보유하는 구조가 된다.
우버는 이번 거래의 기대 효과 가운데 하나로 모빌리티와 배달 서비스 사이의 교차 이용 확대와 가맹점 대상 광고·프로모션 서비스 확대 등을 제시하고 있다. 반대로 공정위 입장에서는 바로 이러한 서비스 연계가 국내 시장의 경쟁구조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살펴봐야 한다.
특히 플랫폼 사업은 이용자뿐 아니라 음식점 등 입점업체, 기사와 배달 종사자, 광고주 등 다양한 참여자가 연결돼 있다. 공정위가 경쟁사업자의 사업 활동과 이용자·입점업체의 선택에 미치는 영향까지 종합적으로 살펴보겠다고 밝힌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버이츠 철수 8년 만에 배달시장 재진입 가능성
이번 인수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우버가 과거 한국 음식배달 시장에 직접 진출했다가 철수한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우버는 2017년 국내에서 음식배달 서비스 ‘우버이츠’를 선보였지만 2019년 한국 사업을 종료했다.
이후 우버는 국내에서 모빌리티 사업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이어왔다. 그러나 DH 인수가 계획대로 2027년 하반기에 마무리될 경우 과거 자체 배달 서비스를 운영했던 방식과는 전혀 다른 형태로 한국 배달시장에 다시 참여하게 된다. 이미 국내에서 대규모 이용자를 확보한 배달의민족의 경영권을 DH 인수를 통해 확보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공정위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6년 4월 기준 배달의민족의 월간활성이용자 수는 2,340만명이었다. 같은 기준 쿠팡이츠는 1,315만명을 기록했다. 이 수치는 우버가 인수를 추진하는 DH의 한국 사업이 국내 배달 플랫폼 시장에서 차지하는 규모를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택시 호출 분야에서는 우버가 이미 국내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거래의 경쟁 효과는 단순히 배달앱 한 곳의 소유주가 바뀌는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모빌리티와 배달이라는 두 플랫폼 영역이 연결될 가능성을 함께 살펴봐야 하는 거래라는 점에서 공정위도 이를 혼합결합으로 분류했다.
예를 들어 양쪽 플랫폼의 서비스가 하나의 멤버십이나 프로모션 체계에서 연계될 가능성이 있고, 광고 사업에서도 결합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우버 역시 서비스 간 교차 이용과 가맹점 대상 광고·프로모션 확대를 거래의 기대 효과로 제시하고 있다. 공정위는 이러한 변화가 이용자 편익뿐 아니라 기존 경쟁사업자의 활동과 선택 가능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검토하게 된다.
인수 확정은 아직…2026년 11월 청약 이후 승인 절차 남아
현재 가장 주의해서 볼 부분은 공정위의 사전심사 착수가 곧 배달의민족 인수 완료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우버는 DH 주식 전량을 공개매수하는 거래를 추진하고 있으며, 2026년 11월 인수 청약 완료 후 50%+1주 이상의 주식을 확보하는 것을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후 한국을 포함한 각국 경쟁당국의 승인 등 필요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우버가 계획하고 있는 최종 주식 취득 시점은 2027년 하반기다. 따라서 국내에서는 우선 공정위가 사전심사를 통해 이번 결합이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판단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공정위는 관련 법률에서 정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심사를 진행하면서 국내 택시 호출 시장과 배달앱 시장의 경쟁구조를 함께 검토할 방침이다. 경쟁사업자의 사업 활동에 미치는 영향과 함께 플랫폼을 사용하는 이용자 및 입점업체의 선택권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도 심사 대상이다.
우버는 인수 이후 배달의민족의 기존 브랜드와 인력, 기술 역량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한국 시장에 필요한 장기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배달의민족이 국내 이용자에게 제공해온 서비스의 품질과 가치를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설명이다.
결국 이번 거래에서 확인해야 할 부분은 두 갈래다. 하나는 우버가 계획한 일정대로 공개매수와 각국 경쟁당국의 심사를 통과해 DH 인수를 완료할 수 있는지 여부다. 다른 하나는 국내 경쟁당국이 모빌리티와 배달 플랫폼의 결합으로 발생할 수 있는 서비스 연계와 시장 경쟁 변화를 어떻게 판단하는지다.
우버의 DH 인수가 최종적으로 성사되면 배달의민족은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 우버의 사업 체계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2019년 우버이츠 철수 이후 한국 배달시장에서 직접적인 존재감이 크지 않았던 우버가 8년 만에 국내 최대 배달 플랫폼을 기반으로 다시 배달 사업과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이번 공정위 심사 결과와 향후 인수 일정에 관심이 집중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