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디자인·인테리어 잡지 시장을 개척해 온 이영혜 디자인하우스 대표가 50년에 걸친 잡지 인생과 자신의 공간을 공개한다. 연 매출 최대 480억 원 규모까지 사업을 성장시킨 과정과 함께 한남동 자택, 약 1억 원에 달하는 자개 테이블, 400평 규모 사옥이 EBS ‘서장훈의 이웃집 백만장자’를 통해 소개된다. 특히 한강을 서로 다른 방향에서 바라볼 수 있는 자택 구조와 한국적인 소재를 현대적으로 활용한 이영혜의 인테리어 철학이 주요 내용으로 다뤄진다.
16일 오후 9시 55분 방송되는 ‘서장훈의 이웃집 백만장자’에는 이영혜가 출연한다. 이번 방송은 단순히 고가의 집과 가구를 공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디자인이라는 말조차 대중에게 익숙하지 않았던 시절부터 전문 잡지를 만들고 인테리어와 라이프스타일을 콘텐츠로 확장해 온 그의 사업 과정을 함께 조명한다.
이영혜는 누구인가…1976년부터 이어진 잡지 인생
이영혜가 이끄는 디자인하우스의 출발점은 197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디자인하우스는 그해 국내 최초 디자인 전문지인 월간 ‘디자인’을 발행했다. 당시에는 ‘디자인’이라는 용어 자체가 지금처럼 일상적으로 사용되지 않던 시기였다.
주거와 생활 공간을 다루는 전문 매체에서도 새로운 시도가 이어졌다. 1987년에는 월간 ‘행복이 가득한 집’을 창간했다. 당시 인테리어라는 개념이 국내에서 아직 낯설었던 시기에 등장한 홈 인테리어 잡지였다. 미국 ‘Better Homes & Gardens’와 판권 제휴를 맺어 해외 콘텐츠를 정식으로 국내에 소개하는 방식도 도입했다.
사업 분야는 한 종류의 잡지에 머물지 않았다. 이영혜는 홈 인테리어뿐 아니라 웨딩, 육아, 남성, 명품 등 독자의 관심 분야에 맞춘 전문 잡지를 잇달아 선보였다. 이 과정에서 사업 규모가 확대됐고 연 매출 최대 480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소개됐다.
잡지 산업의 변화에 대응하는 시도도 이어졌다. 디자인하우스는 2000년 독일 미디어기업 Burda와 조인트벤처를 구성했고, 2005년에는 웅진씽크빅 잡지사업부를 인수했다. 2010년에는 ‘럭셔리’를 디지털 방식으로 발행하며 디지털 매거진으로 영역을 넓혔다.
이영혜의 활동 범위는 잡지 발행에만 한정되지 않았다. 2002년 산업디자인 진흥대회에서 동탑산업훈장을 받았고, 2013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총감독을 맡았다. 2020년에는 디자이너 명예의 전당 헌정자로 선정됐다. 잡지 발행과 디자인 산업을 오랫동안 연결해 온 경력이 이번 방송에서 ‘잡지의 여왕’이라는 표현으로 소개되는 배경이다.
한남동 자택 최초 공개…동쪽과 남쪽에서 만나는 한강뷰
방송에서 관심을 끄는 또 하나의 공간은 이영혜의 한남동 자택이다.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집 내부가 ‘서장훈의 이웃집 백만장자’를 통해 처음 소개된다.
자택의 특징은 값비싼 물건의 나열보다 이영혜가 오랫동안 디자인과 인테리어 분야에서 쌓아온 취향이 실제 생활 공간에 어떻게 적용됐는지를 보여준다는 데 있다. 현관부터 일반적인 주거 공간과 다른 구성이 등장하며, 이영혜는 자신의 인테리어에 사주오행을 접목한 기준이 있다고 설명한다.
현관에 놓인 수컷 강아지 인형도 그 가운데 하나다. 이영혜는 집에 여성 세 명이 살고 있어 강한 수컷의 기운이 필요했다는 설명을 곁들였다. 장식품을 단순히 비어 있는 공간을 채우는 물건으로 선택한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기준에 따라 배치했다는 것이다.
거실에서도 일반적인 가구 배치와 다른 부분이 발견된다. 책상이 거실 중심부에 놓여 있고, 이영혜는 해당 위치를 선택한 별도의 이유를 공개한다. 조명과 흡음재의 기능을 하나로 결합한 요소도 등장한다. 시각적인 디자인뿐 아니라 실제 공간에서 필요한 기능을 함께 고려한 사례다.
자택의 또 다른 특징은 한 집에서 서로 다른 두 방향의 한강 전망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독특한 구조를 통해 한강의 동쪽과 남쪽을 각각 바라볼 수 있는 전망이 펼쳐진다.
집을 둘러본 서장훈은 일반적인 한강 조망 주택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전망이라며 감탄했다. 한강변이라는 입지 자체보다 집의 구조에 따라 서로 다른 방향의 풍경이 만들어진다는 점이 이번 자택 공개에서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약 1억 원 테이블, 자개와 옻칠에 담은 ‘한국적 럭셔리’
집 안에서 가장 가격이 높은 물건을 묻는 서장훈의 질문에 이영혜가 지목한 것은 테이블이었다. 방송에서 소개되는 가격은 약 1억 원이다.
이 테이블이 특별한 이유는 가격만이 아니다. 이영혜가 직접 디자인한 포도 문양의 자개 장식이 적용됐으며, 테이블 전체에는 옻칠이 사용됐다. 자개와 옻칠이라는 한국적인 소재와 기법을 대형 가구 디자인에 결합한 것이다.
장예원은 이처럼 큰 테이블 전체에 옻칠이 적용된 것을 처음 본다며 놀라움을 나타냈다. 이에 이영혜는 옻칠이 ‘한국적 럭셔리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는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 발언은 이번 방송에서 소개되는 이영혜의 공간을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이기도 하다. 고가의 해외 가구나 장식품을 배치하는 것만으로 럭셔리를 정의하기보다 한국의 전통적인 재료와 표현 방식을 현대적인 생활 공간에 적용하는 방향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의미다.
자개 테이블 역시 이런 관점이 실제 물건으로 구현된 사례다. 포도 문양을 직접 디자인하고 자개와 옻칠을 결합했으며, 이를 장식품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테이블이라는 형태로 제작했다. 인테리어 잡지를 통해 오랫동안 공간과 가구를 다뤄온 이영혜의 취향이 자신의 집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구현됐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물건으로 소개된다.
잡지 사업으로 마련한 400평 사옥도 공개
한남동 자택과 함께 이영혜가 일궈온 사업 공간도 방송에 등장한다. 디자인하우스 사옥은 서울 중구 장충동에 있으며, 방송에서는 약 400평 규모의 사옥이 공개된다.
사옥은 모두 4동의 건물로 구성돼 있다. 내부에 들어선 장예원은 일반적인 회사보다는 드라마 세트장 같은 느낌이라고 표현했고, 서장훈 역시 건물의 규모와 공간을 살펴보며 높은 가치를 지닌 건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자택과 사옥을 함께 공개한다는 점은 이영혜의 50년 잡지 경력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한남동 집이 오랜 시간 축적된 개인의 디자인 취향과 생활 방식을 보여주는 공간이라면, 400평 사옥은 잡지와 디자인 사업이 실제로 확장돼 온 결과를 보여주는 업무 공간이라는 차이가 있다.
1976년 디자인 전문지에서 시작해 1987년 홈 인테리어 잡지로 영역을 넓히고, 이후 웨딩과 육아, 남성, 명품 등 다양한 전문 매체를 선보인 과정도 사옥의 역사와 맞물려 있다. 종이 잡지 중심으로 시작했던 사업은 해외 판권 제휴와 인수합병, 디지털 매거진 등으로 변화해 왔다.
이번 ‘서장훈의 이웃집 백만장자’가 주목하는 지점도 여기에 있다. 연 매출 최대 480억 원이나 1억 원 상당의 테이블 같은 숫자가 먼저 눈에 들어오지만, 그 배경에는 국내에서 디자인과 홈 인테리어가 전문적인 잡지 콘텐츠로 자리 잡기 전부터 시장을 개척해 온 시간이 있다.
이영혜의 한남동 자택과 400평 사옥, 잡지 발행 50년에 걸친 인생 이야기는 9월 16일 오후 9시 55분 EBS ‘서장훈의 이웃집 백만장자’에서 공개된다. 방송에서는 두 방향으로 펼쳐지는 한강 전망과 약 1억 원의 자개·옻칠 테이블뿐 아니라 국내 홈 인테리어 잡지 시장을 개척하고 사업을 연 매출 최대 480억 원 규모까지 성장시킨 과정도 함께 다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