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이 드라마 신작과 기존 인기 예능의 확장판을 앞세워 2026년 하반기 콘텐츠 경쟁에 나선다. 임시완·설인아 주연의 ‘나의 유죄인간’, 김유정·박진영의 ‘100일의 거짓말’, 김우빈 주연의 ‘기프트’가 드라마 라인업을 구성하고, 예능에서는 ‘무쇠소녀단’ 시즌3와 ‘언더커버 셰프’ 스핀오프가 시청자와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상반기부터 이어온 시청률과 화제성을 바탕으로 장르의 폭을 넓히는 동시에 검증된 예능 IP를 새로운 방식으로 확장하는 전략이다.
tvN은 1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 CJ ENM센터에서 ‘크리에이터 톡 2026’을 열고 올해 성과와 하반기 주요 콘텐츠를 소개했다. 행사에는 박상혁 CJ ENM 플랫폼사업 미디어 BU장을 비롯해 김호준 CP, 장신애 CP, 함승훈 연출, 방글이 PD, 홍진주 PD가 참석해 각 작품의 기획 방향과 차별점을 설명했다.
35주 연속 화제성 TOP10…tvN이 공개한 2026년 성적
하반기 라인업 공개에 앞서 tvN은 올해 드라마와 예능에서 거둔 성과를 제시했다. 월화드라마 ‘스프링 피버’, ‘유미의 세포들3’, ‘취사병 전설이 되다’와 예능 ‘보검 매직컬’, ‘우주떡집’, ‘언더커버 셰프’, ‘유 퀴즈 온 더 블럭’ 등이 평일 타깃 시청률에서 전 채널 1위를 기록했다.
화제성에서도 여러 프로그램이 지속적으로 이름을 올렸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 펀덱스 기준 tvN은 35주 연속 주간 화제성 TOP10 프로그램을 배출했다. 2026년 1월부터 8월까지 ‘언더커버 미쓰홍’, ‘은밀한 감사’ 등은 TV-OTT 통합 드라마 화제성에서 작품과 출연진이 모두 TOP10에 포함됐다.
예능에서는 ‘언니네 산지직송’과 ‘유 퀴즈 온 더 블럭’ 출연진이 높은 관심을 받았다. 두 프로그램은 TV 기준 출연진 화제성 1위에 가장 많이 이름을 올린 프로그램으로 제시됐다. tvN이 하반기에 완전히 새로운 프로그램만 배치하지 않고 기존에 시청자 반응을 확인한 예능을 시즌제와 스핀오프로 확장하는 배경도 이러한 성과와 맞닿아 있다.
하반기 드라마 편성에서는 한 가지 장르에 집중하기보다 작품별 성격을 뚜렷하게 나눈다. ‘나의 유죄인간’은 관계와 성 역할의 변주를 활용하고, ‘100일의 거짓말’은 1930년대 경성을 무대로 서스펜스와 시대극을 결합한다. ‘기프트’는 야구와 판타지를 하나의 이야기 안에서 풀어낸다.
임시완·설인아 ‘나의 유죄인간’, 익숙한 로맨스에 관계 반전
임시완과 설인아가 주연을 맡은 ‘나의 유죄인간’은 tvN이 하반기 전면에 내세우는 신작 가운데 하나다. 김호준 CP는 재벌을 소재로 한 익숙한 설정을 사용하면서도 기존 작품과 다른 재미를 함께 담은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BL 코드와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의 카타르시스가 함께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작품에서 주목되는 설정은 남녀 주인공의 관계다. 일반적으로 남성 주인공이 여성 주인공을 보호하는 로맨스의 익숙한 구도를 그대로 따르기보다 여성 주인공이 남성 주인공을 지키는 방향으로 관계를 구성한다.
제작진이 강조한 부분은 단순한 성 역할의 교환 자체가 아니다. 김호준 CP는 사람과 사람이 서로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작품 특유의 재미가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익숙한 로맨스의 요소와 다른 관계 설정을 함께 배치해 기존 로맨틱 코미디와 차이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하반기의 또 다른 주요 작품 ‘100일의 거짓말’은 분위기가 크게 다르다. 1930년대 경성을 배경으로 김유정과 박진영이 출연한다. 장신애 CP는 이 작품의 특징으로 ‘언어를 이용한 서스펜스’를 꼽았다. 사건을 보여주는 방식뿐 아니라 인물들이 주고받는 언어 자체가 긴장감을 만드는 중요한 장치가 된다는 설명이다.
작품에는 시대적 배경에서 비롯되는 무게감도 담긴다. 장신애 CP는 그 시대를 견뎌낸 사람들의 희생을 기억해야 한다는 점을 언급하며, 기억하고 남겨야 할 이야기를 드라마로 제작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제작 과정의 난도 역시 높았다. 배우와 제작진이 많은 노력을 들였으며, 배우들도 자신이 맡은 인물뿐 아니라 작품의 시대를 이해하기 위해 준비했다는 것이 제작진의 설명이다.
김우빈 ‘기프트’는 야구와 판타지 결합…신인 배우 20명 참여
김우빈 주연의 ‘기프트’는 스포츠와 판타지를 결합한다. 작품의 중심 소재는 야구지만 실제 프로야구를 그대로 재현하는 방향과는 거리를 둔다. 함승훈 연출은 자신 역시 야구팬이어서 작품을 준비하며 부담을 느꼈다고 밝히면서, 고민을 거친 결과 프로야구와는 서사적으로 다른 재미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출연진 구성도 관전 요소다. 김우빈과 함께 서은수가 작품의 또 다른 축을 담당하며 20명의 신인 배우가 참여한다. 제작진은 김우빈이 보여주는 성숙한 매력과 젊은 연기자들의 분위기가 한 작품 안에서 만들어낼 조합에 주목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tvN의 하반기 드라마 세 작품은 출발점부터 다르다. ‘나의 유죄인간’은 관계와 로맨스, ‘100일의 거짓말’은 시대극과 언어를 활용한 서스펜스, ‘기프트’는 야구와 판타지가 중심이다. 스타 배우를 전면에 배치하면서도 각 작품이 무엇을 보여줄 것인지 장르적 차이를 분명하게 설정한 구성이다.
‘무쇠소녀단’ 쇼트트랙 도전…‘언더커버 셰프’는 한국으로
예능에서는 이미 시청자에게 알려진 프로그램을 새로운 방향으로 확장한다. ‘무쇠소녀단’ 시즌3가 선택한 종목은 쇼트트랙이다. 앞선 시즌에서 이어진 도전이라는 프로그램의 기본 구조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스포츠를 중심에 배치한다.
방글이 PD는 쇼트트랙의 추월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긴장감과 쾌감을 종목의 매력으로 꼽았다. 생활체육으로도 쇼트트랙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과 현장에서 확인한 열기 역시 시즌3 종목을 결정하는 데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이번 시즌의 목표도 구체적으로 설정됐다. 개인적인 도전을 넘어 계주 종목에서 생활체육 금메달을 따는 것이 최종 목표다. 출연 배우들은 촬영을 시작하기 2~3개월 전부터 지상훈련을 진행했다. 새 멤버로 연우와 김정현도 합류한다.
지난 7월 최고 시청률 6.2%를 기록하며 종영한 ‘언더커버 셰프’는 새로운 시즌을 곧바로 반복하는 대신 스핀오프 형식을 택했다. 기존 프로그램에서 만났던 현지 셰프들을 이번에는 한국으로 초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홍진주 PD는 첫 시즌의 인기 요인 가운데 하나로 현지 셰프들에 대한 시청자의 애정을 꼽았다. 당초 프로그램은 대한민국 톱 셰프들이 현지에서 어느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는지를 중요한 관심사로 설정했지만, 제작 과정에서 만난 현지 셰프들의 모습에도 시청자들이 크게 반응했다는 설명이다.
스핀오프에서는 이 관계를 반대로 가져온다. 앞서 한국 셰프들을 맞아줬던 현지 셰프들이 한국을 찾고, 기존 출연진이 이들을 다시 맞이하는 구조다. 홍진주 PD는 일반적인 한국 여행 프로그램과의 차이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관광지만 둘러보는 여행기가 아니라 셰프들의 업장을 방문해 음식을 경험하는 등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음식과 셰프의 관계에 계속 두겠다는 방향이다.
정규 ‘언더커버 셰프’ 시즌2 제작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홍진주 PD는 현재 스핀오프 제작을 진행하고 있어 확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시즌1에 많은 관심이 있었던 만큼 시즌2를 긍정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tvN의 2026년 하반기 전략은 신규 장르 드라마와 기존 인기 예능 IP의 확장이라는 두 축으로 정리된다. 임시완·설인아, 김유정·박진영, 김우빈을 각각 앞세운 세 드라마는 서로 다른 장르와 설정으로 시청자를 만나고, ‘무쇠소녀단’과 ‘언더커버 셰프’는 기존 프로그램의 인지도를 유지하면서 종목과 공간, 출연 구조를 바꾼다. 상반기부터 이어진 시청률과 화제성이 하반기 신작과 확장 프로그램으로 어떻게 연결될지가 tvN 라인업의 다음 확인 지점이다.